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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SNS에 자해 공유하는 아이들, 관종이 아니라…" 추천곡_ 손을 잡아줘요

기사 작성일
인터뷰어
김현정 (CBS 앵커)
인터뷰이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학 박사)

(생략)

김현정: 참 무겁지만 숨겨서는 안 되는 단어여서 오늘 저희가 떠올립니다. 청소년의 자살 그리고 자해. 조금 전에 제가 통계는 소개를 해드렸는데 현장에서도 체감이 되세요?

오은영: 체감이 많이 됩니다. 최근 들어서 이 자해 때문에 입원을 하거나 응급실로 이송하는 사례가 아주 많이 늘고 있거든요.
그런데 실제 통계를 보면. 청소년 사망의 41.1%가 자살로 인해서 청소년들이 사망을 합니다. 그러니까 사실 이 꽃다운 나이에 아이들이 채 펴보기도 전에 이렇게 삶을 마감하게 된다는 건 너무나 안타깝고 원인을 정말 잘 파악을 하고 우리가 대책을 세워야 되는 부분이라고 보거든요. 정말 심각합니다.

김현정: 그런데 자살은 너무너무 이 친구가 힘들어서 삶을 내려놓고 싶은 거구나. 삶을 포기하는 거구나. 이게 바로 어떤 의미인지는 이해가 되는데 자해는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는 거잖아요.

오은영: 그렇죠.

김현정: 아프게 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거를 어디다가 드러내는 게 아니라 이렇게 숨기고 다니잖아요. 아이들이. 이거 왜 하는 것인가, 이게 왜 유행이라는 건가.

오은영: 네, 이해가 안 되시죠. 자해의 정의를 좀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자신의 신체에 해를 주는 행동을 다 포함하는데요. 일단 뾰족한 걸로 몸을 상처를 내거나.

김현정: 어디 주로, 손을 긋나요?

오은영: 네, 손목부터 팔, 온몸을 다 긋습니다. 허벅지. 오른손잡이면 오른손이 제일 많이 갈 수 있는 부위. 그래서 주로 허벅지 안쪽, 그다음에 팔, 손목보다도 팔들을 많이 긋습니다.

김현정: 면도칼 같은 걸로.

오은영: 그리고 또 샤프, 연필, 가위, 커터칼, 그다음에 뾰족한 거 갖고 다 합니다. 그래서 상처를 내는 거 그다음에 화상. 담배불이나 지지는 것도 들어가고요. 그다음에 벽에다 머리를 박는 거 그리고 머리카락을 다 뽑는 거.

김현정: 머리카락을 뽑아요?

오은영: 그리고 또 치아로 자기 몸을 이렇게 바이팅한다고 하죠. 무는 거, 깨무는 거 이런 거 다 포함됩니다.
그래서 자해라는 게 애들이 어떻게 보면 왜 저래,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상당히 심각해서 응급실에 오거나 입원을 시켜야지만 되는 경우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좀 이해가 안 되시잖아요. 자기 몸에 왜 이렇게 상처를 내나 하는 건데요.
사실 청소년 아이들이 자해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떤 본인이 처한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서 내지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정적이고 힘든 마음, 우울이라든가 불안 같은 그런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서 내지는 스트레스나 여러 가지 일로 쌓였던 긴장을 이완하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중략)

오은영: 인간은 원래 의미 있고 중요한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합니다. 이게 인간의 본능이거든요. 이 관심과 관종이야 하는 건 다른 거죠.
그럼 이 자해를 하는 아이들은 어쩌면 꼭 필요한 반드시 있어야 되는 의미 있는 사람으로부터 받는 따뜻한 관심이 뭔가 부족하다고 보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사실 요즘 아이들한테 있어서 SNS는 소통 수단이거든요. 가장 많이 사용하는.

김현정: 그렇죠.

오은영: 그걸 통해서 모르는 사람과 소통을 하는 거죠. 그래서 자기 자해한 어떤 사진, 피 나는 장면, 상처, 그때의 경험 그리고 그때 필링, 느낌, 이런 것들을 다 올려서 사람들이 거기에 글을 올린다든가 아팠겠다라든가 이런 걸로 아주 짧은 위로를 받는 거죠.

김현정: 누군지도 모르는 익명의 그 사람이 올리는 그 글. 너 얼마나 힘들면, 너 아팠겠구나, 너 피는 많이 났어? 이 말에 위로를 받는다고요?

오은영: 그렇죠. 그리고 사실 청소년들은 이런 SNS에서 오는 여러 가지 영향에 성인들에 비해서는 정서적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이런 SNS에서 쭉 이런 것들이 많이 올라와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많이 하는 걸 보니까 "별로 아프지 않은 모양이네." 할 만한가 보네라는 것도 있고요.
또 이 청소년들은 그 나이 또래의 또래 프레셔가 있습니다. 또래들이 주는 압박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뭔가 동참을 해야 된다는 그러한 부분들.

김현정: 그러면 따뜻한 관심 받고 싶어서라는 거에다가 플러스 약간 유행도 섞이긴 섞이는 거네요.

오은영: 그렇죠. 그래서 아주 위험한 유행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이거를 아주 이 심각성을 잘 알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마치 유행 따라 다니는 아이들, 관종인 아이들처럼 보면 절대로 이 아이들을 도와줄 수가 없습니다.

김현정: 그냥 싸잡아서 다 유행, 패션, 이런 것처럼. 트렌드, 이런 것처럼 해버리면 이거는 해결책 안 나온다.

오은영: 상당히 고통스러워 괴로워하고 있다는 걸 아셔야 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그 아이들이, 청소년 아이들이 자살률도 높은데 자살을 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은 많이 우울합니다.
그런데 이 우울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아이들 내지는 자해를 하는 아이들, 특히 NSSI라고 해서요. 'Non Suicidal Self Injury'이라고 해서 비자살적 자해. 자살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지만 자해를 하는 아이들, 걔네들을 약자로 NSSI라고 표현을 합니다.

(중략)

김현정: 그러면 이걸 어떻게 그럼 아이들을 그것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을까, 치유할 수 있을까의 문제인데 예를 들어 제가 부모인데 아이가 자해하는 걸 알게 됐어요. SNS로 봤든 어떻게든 알게 됐어요. 어떻게 접근해야 됩니까?

오은영: 그런데 우리가 일단 하지 말아야 되는 게 몇 가지가 있어요. 자해 행동이잖아요. 자해 행동에 초점을 맞추시면 안 돼요. 너 이런 행동을 이렇게 되면 아이를 못 돕습니다.

김현정: 너 이거 하는 짓이야?

오은영: 그렇죠.

김현정: "큰일 나", 이러면 안 돼요?

오은영: 막 이렇게 하면서 내지는 비난하는 거. "너 배부른 소리 이렇게. 네가 지금 정신이 있니, 없니?"

김현정: "정신 있니, 네가 몇 살인데 지금."

오은영: "네가 뭐가 부족해서 이렇게 한다"든가 아니면 "이 행동을 당장 멈추라"는 어떠한 약간 강압적인 태도는 전혀 도움이 안 되고요.
이제 어떻게 보면 Emotion Focused Therapy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자해를 할 수밖에 없는 이 아이의 마음 상태에 포커스를 맞추는 거거든요.
그래서 "네가 이렇게 할 때는 네 마음이 굉장히 어렵고 힘든 거야. 고통스러운 건데 엄마, 아빠는 네 마음의 고통에 굉장히 눈과 귀를 열고 네 마음을 들으려고 해. 그리고 이 상태는 네가 굉장히 힘든 상태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아." 이렇게 해서 굉장히 지지적인 어떤 태도로 이 아이의 자해 행동이 아니라 자해를 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되는 이 아이의 심리 상태에 굉장히 관심을 기울이셔야 합니다.

(후략)


추천곡 손을 잡아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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